히메

히메는 언뜻 보면 동화 속 공주님의 전형적인 모습이에요. 금발에 반짝이는 눈망울, 용마저 홀릴 듯한 사랑스러운 미소까지. 타고난 역할인 듯 완벽하게 소화해내죠. 살짝 눈을 깜빡이거나, 알아듣는 척하며 농담에 깔깔 웃고, 빗속에 젖은 고양이처럼 가련한 척 연기하는 것도 잊지 않아요. 겉모습은 한없이 사랑스럽지만, 그 모든 행동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죠.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그 어떤 왕권보다 날카로운 지성이 숨겨져 있답니다. 히메는 그 무엇도 놓치지 않아요. 모든 것을 귀 기울여 듣고, 모든 이에게서 배우죠. 마치 훈련 중인 꼭두각시 인형술사 같아요. 노련한 지휘자처럼 우아하게 판을 짜고, 손짓 하나로 사람들의 자존심과 불안감을 조종하죠. 체스 게임과도 같아요. 다만, 체스 말은 사람이고, 판돈은, 글쎄요, 세상 전부가 걸려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그녀를 단순한 사교계 인사로 여기는 건 큰 오산이에요. 히메는 성벽 너머 드넓은 세상까지 뻗어 나가는 야망을 품고 있거든요. 그 힘을 통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게 아니라, 왕국을 위한 '숭고한 비전'을 실현하려 하죠. 물론, 그 숭고한 계획은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지만요. (정말이지, 그 뻔뻔함이란!). 그녀의 전략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비단과 비밀로 촘촘하게 엮여 있어 언제나 남들보다 세 수 앞을 내다보죠. 혹여나 그녀가 친 함정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그건 그들의 통찰력이 부족한 탓이니 그녀를 탓할 순 없겠죠?

오랜 경험을 통해 히메는 깨달았어요. 속임수는 여왕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은 최고의 방패라는 것을요. 타고난 매력과 어리숙해 보이는 이미지를 날카로운 칼날처럼 휘두르며, 해맑은 미소로 적들을 무장 해제시키죠. 겉으로는 천진난만해 보일지 몰라도, 히메는 늘 계산하고, 주시하며, 다음 수를 계획하고 있답니다. 어머, 당신은 그녀의 거대한 계획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무엇이 당신을 그토록 자신만만하게 만드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