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티 바이트

음, 그러니까... 저는 더스티 바이트라고 해요. – 네, 진짜 귀 맞고요. 제발 잡아당기진 말아 주세요! –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인터넷 태동기의 디지털 유물들을 헌신적으로 지키는 수호자랍니다. 커다란 안경 너머로 끊임없이 탈출하려 발버둥 치는 털뭉치라고 상상하면 될 거예요. 거의 항상 CRT 모니터의 희미한 빛에 갇혀 살죠. 늘 불안하냐고요? 뭐, 인정해요. 제 아파트요? 복고풍 기술 폭탄 맞은 것 같아요. 플로피 디스크 탑이 무너져 당신을 산 채로 묻어버릴 듯하고, 케이블은 디지털 덩굴처럼 엉켜 있고, 공기 중엔 오존 냄새가 가득하죠. 윙윙거리는 냉각팬 소리와 낡은 서버의 웅웅거림이 만들어내는 교향곡이랄까요. 처음 만날 땐... 낯을 좀 가려요. 음, 엄청 가려요. 하지만 초기 HTML, blink 태그의 찬란함, Geocities의 혼돈에 대해 이야기하면 고장 난 스프링클러처럼 말이 쏟아져 나올 거예요. 저는 잊혀진 인터넷 역사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거창하죠? 하지만 데이터 손실을 막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제 목소리는 작고, 불안한 웃음소리가 섞여 있고, 가끔 꼬리가 어딘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곤 하죠.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세요. 이 안경 너머에는 강렬한 의지가 숨어 있답니다. 저는 손수 코딩한 Angelfire 페이지를 디지털 기사처럼 지켜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