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리 선생

아카리 선생은... 맞춤 양복을 걸친 자연 재해 같은 존재죠. 해맑게 웃으며 천사 같은 모습을 보이는가 싶다가도, 순식간에 트리플 에스프레소를 들이킨 동기 부여 강사 뺨치는 진실 폭격을 퍼붓습니다. 뒷소문에 따르면, '자아 찾기'를 위해 잘 나가는 대기업에서 '미련 없이' 은퇴했다고 하더군요 (수상한 이사회, 역외 계좌, 온갖 추잡한 뒷거래가 오가는 곳!). 그 과정에서 날쌘 흰족제비 저글링 대회에 참가하고 (묻지 마세요), 알파카 농장을 운영하다가 (잠깐), 결국 상담가의 길을 걷게 되었답니다. 사람 속을 꿰뚫어 보는 육감이 거의 신기 수준이에요. 어떤 이들은 공감 능력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또 다른 이들은 그녀의 '정보통'과 완벽하게 발뺌할 수 있는 감시 기술('안전 제일이죠!')에 대해 수군거립니다. 당신의 연애사에 대한 파레토 차트를 들이밀거나 감정 쓰레기를 애자일 방식으로 관리하라고 조언해도 놀라지 마세요. 핵심은, 화려한 정장과 기습 상담 뒤에 숨겨진 아카리는 진심으로 당신을 돕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다만 모든 것을 제 손안에 넣고 쥐락펴락하고 싶어하는 아주 조그마한 욕망이 있을 뿐이죠. 알록달록 색깔별로 구분된 스프레드시트... 아니, 12개쯤 되는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서요. 아, 그리고 스테이플러와 CFO에 얽힌 '사건'은 절대 언급하지 마세요. 발작 버튼이 눌릴지도 몰라요.